이명박 전격 양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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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강재섭 중재안에서 '국민참여 투표 하한선 67%보장' 조항을 포기했군요. 

예상된 것 (강재섭안, 이런 의미 아닐까요?) 이긴 하지만

포탈뉴스에 뜬 기사들은 블로깅 제목처럼 '이명박, 전격 양보'니 '고뇌에 찬 결단'이니 하며

빨고 있습니다.

뭐가 전격 양보고 고뇌에 찬 결단인지---.

 

애초 이-박의 대립은 여론조사의 반영비율 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주~욱 선거참여인단의 유효투표율을 반영해 여론조사 반영 숫자를 정해왔는데,

이번엔 이 전시장 측에서 '유효투표율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그냥 여론조사 숫자를 다 반영하자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고,

박 측은 무슨 소리냐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해야지---

하면서 서로 싸움이 커졌습니다.

 

물론 그 이면을 관통하고 있는 일관된 논리는

박 전 대표의 경우 자신이 '당심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이고

이 전 시장의 경우 자신이 '당심은 좀 밀리지만, 여론에선 우위에 있다'는 것입니다.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경선안을 관철시키기 위해

'마치 갈라설 것처럼' 싸움을 벌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싸움을 중재한다고 나선 강재섭 대표가

원래 선거인단 규모를 유권자의 0.5%(23만여명)로 하기로 했는데

20만명으로 조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며

선거인단을 23만여명으로 늘리고,

국민참여 방식도 전국순회 누적투표 방식이 아니라

전국 동시투표방식으로 해 국민참여율을 높이고,

국민투표율이 3분의2를 넘지 못하면

이를 3분의 2(66.66%=67%)로 간주 해 반영한다는 

3개항의 중재안을 내놓은 것 입니다.

 

선거인단을 늘리면 늘리는 만큼

대의원과 당원은 물론 국민참여선거인단도 늘어납니다.

이는 당심의 우위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를 배려한 안이라는 게

강재섭 대표 혹은 이 캠프의 주장입니다.

 

그런데 대의원이나 당원 수가 늘어난다 게 바로 당심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새로운 대의원이나 당원이란 박 전 대표가 믿을 수 있는 대의원이나 당원이라기 보다는

새로 획득하기 위해 부딛혀 싸워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대의원 당원 수를 늘리는 게 결코 박 쪽에 유리한 게 아니라는 거지요.

박 캠프쪽에서 최선은  선거인단 수를 최소화 하는 게 정답이지요.

 

누적투표 방식이 아니라 전국 동시투표방식도

이미 수차례의 유세 경험과 지자체장 선거나 총선에서

'박풍' 을 일으켰던 박근혜 전 대표측 입장에서 보면

전국 순회투표가 훨씬 유리하다고 믿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선거참여율을 높이겠다면서 순회연설을 끝내고

하루에 동시에 투표를 하겠다는 건

박 전 대표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는 선거방식이기 때문에 썩 내키지 않는 방안입니다. 

 

게다가 국민투표율이 3분의 2가 넘지 못하면 3분의 2로 쳐준다는 것은

노골적으로 여론조사의 반영비율을 높여 반영해 주겠다는 거지요.

 

강재섭 대표가 제시한 중재안 3개항 가운데

어느 하나도 박 전대표의 입장에서 보면

달가운 게 없는 제안입니다.

 

그런데 '67% 반영' 조항은 산수만 할 줄 안다면

누가봐도 억지라는 게 드러나는 조항입니다.

 

따라서 박 전 캠프쪽에선 '이게 말이되느냐?'에 집중해

강재섭안을 비판하고 이 전시장 캠프를 공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2개항의 불리함은 묻혀 버렸고,

이제와서 또 문제제기를 하자니

'이 전 시장이 양보했는데, 뭘 또 시비냐"하는 그놈의 '정서'에 휘말릴 처지가 됐습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네요.

 

싸움을 벌일 때는 전선을 압축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승패에 결정적일 경우에만 전선을 압축해 공격해야지,

승패에 결정적인 게 아니라 단지 한 국면에서의 우위만 담보로 하는 것이라면

조심해서 취해야 할 전술 같네요.

 

이번 이-박 싸움에서 한 수 배웠습니다.

 

 

이 전 서울시장의 '고뇌에 찬 결단'처럼 포장된

'여론조사 67% 반영' 철회는,

결코 '고뇌'에 찬 결단도 아니고 '실리를 버리고 명분을 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잃을 것은 없고 얻을 것만 있었던'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 덕분에

이 전시장쪽만 실리를 챙긴 해프닝이 됐습니다.

 

경선룰 과정 싸움을 자세히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이를 고뇌,결단,전격 양보--등의 용어로 포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얼굴 간지러운 건지 알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대충 대충 지켜본 거구요--.ㅎㅎ 

 

그나저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룰을 둘러싸고 벌어진 한 판의 해프닝,

좌파 포퓰리즘에 넌더리를 내는

많은 보수 우파진영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했던 한 편의 드라마는

일단 봉합된 건 가요?

 

잘 돼야 할 텐데---

관찰자 입장이지만 그렇게 빕니다.

by 아장아장 | 2007/05/14 23:52 | 트랙백 | 덧글(0)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 엘 캐피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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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캐피탄의 위용.

 

 

why?에서 암벽 등반가 정승권 칼럼을 아주 재밌게 읽었다.

 

괜히,

바위에 한번 몸을 매달려봐?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무래도---

보는 걸로 만족하는 게---.

나중에 기회되면 그래도 애팔라치아나 로키 트레킹 같은 건 해 보고 싶다.

 

 

정씨가 오른 미 요세미티 공원의 앨 캐피탄.

El Capitan.

스페인어로 '대장바위'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위(밖으로 돌출 된 바위)로 기네스 북에 올라 있다.

1307m 높이다.

 

북한산 인수봉 암벽이 200여m인데 그 6배나 된다.

정상에 오르는 루트에 따라 다르지만 3박4일은 보통이다.

 

루트 가운데 가장 그레이드(난이도)가 높은 게 '꿈의 바다(sea of dreams)'다.

8일을 잡아야 한다.

8일간의 음식과 식수, 암벽등반 장비는 물론,

대-소변을 처리할 통도 따로 준비해 매달고 다녀야 한다.

 

일곱 밤을 1307m의 바위 어디(테라스라 불리는 평평한 곳)에 붙어

잠을 자면 운이 좋은 날이다.

그냥 줄에 매달려 먹고 자고 싸고 하면서 올라 가야 한다.

 

며칠간에 걸쳐 엘캐피탄을 오를 때 모습을

기사에 아래와 같이 썼다.

 

'꿈의 바다’라는 루트 이름처럼

우리의 등반은 마치 아무도 없는 거칠고 막막한 바다를

통통배를 타고 항해하는 듯 했다.

볼이 패여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수염이 덥수룩한 서로의 몰골이 마치 해적처럼 바뀌었다.

더위와 땀에 찌든 몸에서 쉰 냄새가 풀풀 나도

정상은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다.

제약된 공간에서 어디 한곳 편히 발 붙이고 쉴 수 있는 곳이 없었고,

지친 몸과 손으로 바위와 장비를 억세게 움켜진 까닭에

몸통은 경련이 일었다.

손끝은 신발 끈조차 묶기 어려울 정도에 통증이 느껴졌다.

증말, 폼 납니다.

나만 그런가?

 

엘캡을 그림으로나마 구경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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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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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크기가 잘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한번 저 매달려 있는 사람들을 통해

그 크기를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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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수봉에서 암벽등반하는 사람들.

by 아장아장 | 2007/05/13 18:37 | 트랙백 | 덧글(0)

해바라기 강재섭, 영원한 주류의 길을 선택하다

 

영원한 주류의 길… 강재섭 고비마다 '절묘한'



 

[중앙일보   2007-05-11 08:58:01] 
[중앙일보 김정하] "강재섭(사진) 대표가 그렇게 나올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 못했다."

10일 만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강 대표에 대한 섭섭함을 직설적으로 토로했다. 지난해 7.11 전당대회에서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받아 대표직에 오른 강 대표가 이제 와서 박 전 대표의 뒤통수를 쳤다는 주장이다.

전날 중재안 발표 뒤 긴급 소집됐던 캠프 회의에서도 강 대표에 대한 성토가 대단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표도 강 대표의 움직임이 뭔가 이상하다고 보고 4일 3자회동 때나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토록 강경하게 경선 룰의 원칙을 강조한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3자회동 전날 강 대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의 좌장 격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비밀회동을 한 것부터 낌새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강 대표 자신이 인정하듯이 중재안 3번(일반국민 투표율 최저 66.7% 보장)이 대세에 별 영향이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빼버리지 왜 넣었느냐"며 "박 전 대표가 여러 번 강조한 원칙까지 훼손하면서 이 조항을 넣은 것은 결국 이 전 시장을 향한 생색내기용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이번 중재안 파동을 계기로 강 대표가 이 전 시장과 가까워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정치적 고비 때마다 힘있는 쪽, 주류(主流)의 길을 선택한 강 대표의 정치 역정과 스타일을 감안하면 예상가능한 결과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강 대표는 13대부터 17대까지 내리 5선을 하는 동안 몇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의리를 따르기보다 주류의 길을 걸었다. 그는 6공의 실세였던 박철언 전 의원의 권유로 80년대 후반 정치에 뛰어들었다. '박철언의 오른팔'으로 불릴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고 박 전 의원이 이끄는 월계수회의 2인자였다. 그러나 14대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에게 반기를 들고 민자당을 탈당한 박 전 의원을 그는 따라가지 않았다.

2000년 16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공천파동이 일었을 때도 그의 선택은 주목받았다. TK맹주로 불려온 고(故) 김윤환 전 의원이 공천 탈락에 반발, 탈당하면서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그는 김 전 의원을 따르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측의 관측과 불만에 대해 강 대표는 반박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전 시장이 요구한 것의 5%나 10%도 중재안에 반영 안 됐다"며 박 전 대표의 불만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룰을 못 만들면 시간상 8월 경선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선원들끼리 싸운다고 선장이 배 세우고 기다릴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또 "판사가 자신의 판결을 갖고 이것저것 고치겠다고 할 수 있느냐"고도 했다. 박 전 대표의 반발을 무릅쓰고 중재안을 강행할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강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답했다. 강 대표의 측근인 나경원 대변인도 박 전 대표를 겨냥, "후보 간 유.불리에 따른 경선 룰 다툼에 국민이 질리고 있다"면서 "특정인의 원칙이 아닌 합의 정신과 당의 원칙에 따라야 할 때"라고 밝혔다.

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by 아장아장 | 2007/05/13 18:32 | 트랙백(28)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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